도스토예프스키의 최후의 대작인 장편소설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요즘 읽고 있다.
이 작품은 1878년에 쓰기 시작하여
1879년 '러시아통보'지 1월호에 처음으로 발표되었고,
완결된 것은 1880년 11월이다.
그러나 1881년 1월 28일 갑자기 목숨을 잃음으로써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세상에 남긴 최후의 작품이 되고 말았다.
아래에 '한 뿌리의 파' 이야기는 본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라서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올려본다.
마음씨가 고약하고 심술궂은 노파가
별안간 죽었다.
노파는 살아 있을적에 좋은 일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악마는 노파를 끌어다가
지글지글 타오르는 불바다에 던져 버렸다.
그런데 이 노파를 지키는 천사는
가여운 마음이 들어서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내고는
하느님께 '저 노파는 자기의 뜰에서 파 한 뿌리를 뽑아
거지에게 적선한 일이 있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린다.
(천사는 무조건적인 수용의 모범이다.)
그러자 하느님은
'그렇다면 네가 그 파를 가지고 가
불바다 속에 있는 노파한테
그걸 내밀어 파뿌리를 붙잡고 나오도록 하여라.
만일 그 노파가 그걸 붙잡고 불바다 속에서 뛰어오르는 데 성공하면
그 노파를 천국에 보내도록 하여라.
그러나 만일 그 파가 끊어지면
노파는 여전히 그 불바다에서 헤어날 수 없으리라.'
(천국가는 게 이렇게 쉬운가?)
천사는 노파한테 달려가
그 파를 내밀면서
' 자, 할멈이 파를 붙잡고 올라와 봐요.' 라고 말하고
조심스럽게 그 파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노파가 끌려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있던
불바다 속의 다른 죄인들이
자기네들도 같이 따라 나서려고
모두가 그 파뿌리에 매달려 들기 시작했다.
노파는 본성이
아주 고약한 사람이었다.
다른 죄인들을 발로 걷어차면서
'나를 끌어올려 주는 거지,
너희들이 아냐.
이건 내 파지 너희들의 파가 아니란 말이야.'
노파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파는 그만 뚝 끊어지고 말았다.
결국 노파는 불바다에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타고 있고,
천사는 슬피 울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죄를 짓기도 하고
많은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인간의 마음에는 작은 불꽃이 있다고 한다.
다만 자신의 불꽃을 발견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
참고문헌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박형규 옮김. 누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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